<좋은 앨범> 아마츄어증폭기-수성랜드

아마츄어 증폭기의 4집 '수성랜드'를 4장 구입했다. 마음같아선 20장정도 사서 여기저기에 소개하고 추천하고 싶은데 그러지못하였다. 요즘 나는 아마츄어 증폭기 음악이 없으면 못견딜 것 같다. 아침에 아르바이트 가기전 듣고, 밤에 들어와 새벽까지 듣는다. 계속 듣다보면 너무 가슴이 아려온다. 지금까지 많은 음악을 들어왔지마는 아츄는 특별하다. 오래오래 곁에 있어주었으면 하는 바램. 이 4장 중 한장은 내것, 나머지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줄거다.
이 씨디를 받는 당신은 행운아!






부산에서 "수성랜드"를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이미 몇 주전부터 여러 가지 일들로 몸도 마음도 녹초가 된 상태였다. 노트북 컴퓨터의 스피커는 조악한 사운드밖에 낼 수 없었지만 그래도 나는 이 앨범을 들으면서 마음에 큰 위안을 받았다.


이 앨범은 나를 금세 웃게 만들었고, 또 시간이 지나자 울게도 만들었다…


수성랜드가 실제로 어떤 곳인지 가본 적 없는 나로서는 알 수 없지만 이 음반을 들어보면 아마도 대도시의 변두리쯤에 위치하고 있는 것 같다(수성랜드, 먼데이 로봇). 감수성을 주체할 수 없어 시를 쓰고 노래를 만들 수밖에 없는, 시한이 무기한 연장된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앨범 속 화자, 아마도 아마추어 증폭기는 심지어는 심각하게 수줍은 성격이어서, 사랑하는 이와 함께 아무것도 없는 밤거리를 걷게 된 절체절명의 기회에, 섹스가 하고 싶다고 말하는 대신, 손만 잡고 세계 끝까지 걷기만 하다가 날이 새는 그런 류의 인간이다(룸비니). 끝내 이루지 못할 육체적인 사랑은 그저 꿈에서나 가능할 것 같고(오늘 밤도..), 우주에서 돌아온 친구 정도는 돼야 즐길 법한 밤샘 레이브 파티에 대한 부러움에 친구를 방구쟁이로 몰아세우기까지 한다(사교댄스). 사랑에 서툰 주인공은 마네킨(마네킨), 꿈 속의 산삼 캐는 처녀(오늘밤도…), B급 영화 속의 여배우와 닮은 '너'(B사감과…) 와 같은 비현실적 존재가 환상 속에서나마 가능한 사랑의 대상이다. 그래도 마네킨은 실체라도 있기에 "북쪽접근"이라는 거창한 제목하에 한번 끌어안아보고는 "지금 이순간 그대 품"이라고 시적으로 미화, 즉 자위한다. 이쯤 되니 주인공은 절대로, 절대로 리얼리스트가 될 수는 없을 것 같다. 아닌게아니라 이 지독한 로맨티스트 사춘기 문학 소년의 태도는 다분히 모더니스트적이다. 어느덧 나이가 들어(마음은 아직 사춘기지만) 형사라는 거친 직업세계도 경험하게 되고(김 형사!... '앗, 그럼 한받 씨 성이 김가인가? 김한받?), 술 한잔 할 시간도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의 일에 치인 나머지 오래 못 가 사직한 후 잠시 노숙자 생활을 전전하다가(청포도 맛케익) 연신내에서 마지막 구애에 실패를 경험하면서(연신내 탈곡기) 비로소 시인의 모습으로 돌아선다. 이 시인은 언어의 유희, 쉽게 말해 말장난을 즐기는 아방가르드적 초현실주의를 표방하는 모더니스트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언어 유희는 '농협'에서 시작되어 이 앨범의 마지막 곡까지 일관되게 관통하고 있다.


그러나 이 유희의 내내 주인공은 우울함과 싸운다. 어린 시절 마네킨을 좋아했던 이유(마네킨), 그 때문이다. 아버지는 우울하게 침묵하지만(수호성 처녀), 나의 앞길은 처녀의 별빛, 다름아닌 자신과 같은 처녀성을 지닌, 마네킨이 밝혀주리라 믿는다.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우울했지만, 나는 그러지 않으리라 끝없이 자기암시를 갖는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비극은 그저 코믹한 사운드의 경극에 지나지 않고(경극), 사계절이 슬퍼도 나는 숲 속에서 빛나는 열매를 따먹었기에 취해서 말한다. '슬프지 않는 사람이 좋아요'라고. 스스로 삐에로가 되어 '우울한 4차원'의 기분을 산화공덕 의 자세로 가시는 길마다 뽑아주겠다 하고, '명랑한 밤의 미로 속으로' 몸을 던진다. 그 명랑한 미로는 다름아닌 시적인 언어유희이고 아마추어 증폭기가 펼치는 공연이리라. 정말 상황이 안 좋을 때조차, 그저 하는 일은 몸을 의식하는 것(추운 공기). 우울에 빠지지 않으려는 발악에 가깝다. 고된 행군 속에서도 오로지 '그대 생각뿌운'을 통해 우울함으로부터 탈출 성공. 그 스스로의 삶에 대한 자의식은 유인원이다. "just modern happiness"!(유인원). 모더니스트이자, 시인이자 음악가인 유인원의 행복…


한국 사회에서 시인으로, 음악가로 산다는 것은 일단 형이하학적인 레벨에서 불가능하다(경제적 유산을 누리면서 재능을 겸비한 비현실적 극소수는 제외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추어 증폭기는 끝없이 그 우울한 현실 부정하며 모더니스트로서 놀라운 작품을 쏟아내는 뛰어난 아티스트이다. 단 하나의 리듬으로 수많은 아름다운 곡을 변주하는 아마추어 증폭기의 작곡능력은, 함께 음악을 하는 나로서 경외감을 감출 없게 한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나는 이 앨범을 듣고 진짜로 울었다. "룸비니"를 듣다가 그 아름다움에 감동을 하고 말았다. 감동은 자기암시적이고 반복을 거듭할수록 증폭되는 성질의 것이어서, 나는 한동안 이 앨범을 계속 들어야만 할 운명에 빠지고 말았다. 남들이 어떻게 듣건 간에, 나를 울렸던 앨범들은 언제나 내 삶과 함께 지속된다. 좋은 앨범. 아마추어 증폭기에게 감사를.





코코어 이우성 씀.

출처 : http://amatureamplifier.textcube.com
by gone | 2009/09/29 03:31 | music | 트랙백 | 덧글(2)
극장전 프로젝트

참여작가 구헌주, 김경화, 김다인, 김미애, 김수은, 김종철, 나인주, 박민지, 변대용, 손몽주, 송성진, 신무경, 유미연, 정혜련, 김승현, 김다영, 노동식, 박은선, 서고운, 신창용, 오석근, 임승천, 임흥순, 조습, 최원준, 정크하우스, 6coin


영화 상영
: 제5회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김희진감독의 ‘범일동 블루스', 독립영화 김지곤감독의 '낯선 꿈들', '오후 3시’


공연
: 춤추는 평화- 홍순관


부산 국제 영화제에 오시는 분들은 살짝 들러주세요.
약도는 추후 공지할게요!

by gone | 2009/09/22 00:00 | 기절하는 약(work) | 트랙백 | 덧글(1)
:)
내 나이 오십이 되어도 하루하루가 청춘인 것처럼 살고싶다. 버틀런드 러셀 덕분에 점점 회복되고 있고, 자주 웃으면서 지내고, 없는 시간 쪼개어 부산여행을 계획중이다. 혼자 가는 여행은 진짜 숨막히도록 설레인다. 버스를 타고 오랜시간동안 부산을 생각하며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며 그렇게. 책도 읽고 가을도 만끽해야지. 외롭지만 그만큼 행복할 것이다.
by gone | 2009/09/21 23:24 | 발 없는 새(me) | 트랙백 | 덧글(2)
아마츄어 증폭기-수성랜드

홍대 북 페스티발에서 한받을 만났다. 근 1년간 못봐서였나 너무 반가워서 웃음밖에 나오질 않았다. 아츄는 여전히 그대로, 맑은 목소리를 하고서 반갑다고 싱글싱글 웃었다. 행복해보이던 한받 덕분에 즐거워졌고, 사려고 했던 앨범도 사서 기분은 두배가 되었다.

'나는 슬프지 않는 사람이 좋아요. 나는 슬프지 않는 사람이 될게요. 안개깔린 이 길을 우린같이 걸었죠.'

'어머니, 어머니, 귀여운 내 어머니, 밤새 잘 주무셨습니까? 아들아, 아들아, 내 귀여운 아들아, 밤새 잘 주무셨단다. 어머니, 어머니, 우리 다음 행성에서 다시 또 만날까요? 아들아, 아들아, 쓸데없는 그런 걱정 말고 내리는 이 비와 현재를 감상하자.'

한받의 목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정말 편해지고 힘들었던 일들을 잠시 잊게 해준다. 그가 하고싶은 말이 무엇인지 그냥 멜로디만 들어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누군가는 다 비슷한 멜로디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 안에는 엄청난 다양성이 존재한다. 나는 그가 쓴 가사의 그 만의 철학을 느끼는 것이 좋다. 아아 아 아. 좋다.

by gone | 2009/09/21 23:08 | music | 트랙백 | 덧글(0)
따뜻한 블렌디 한잔
조용한 방안에서 깊숙히 끓어오르는 감정들을 애써 정리한다. 나는 가을이 좋고, 아직 청춘인 내가 좋지만 언제부턴가 축축쳐진 표정의 내 모습이 너무 익숙해져서 슬퍼진다. 요즈음. 내게 스스로 웃음지으면서 거울을 보아도 역시 시간은 어찌할 수 없나보다. 긴 하루가 겨우 지나고 터벅거리면서 따뜻한 블렌디를 마시러 또 '그 카페'로 향했다. 언제나 마음한켠이 차분해지는 곳. 예민한 시선으로 보면 현실에서 쉽게 지나치는 것들을 붙잡아놓을 수 있다. 그것이 내가 만드는 알레고리이고 수수께끼인 것. 그런데 나는 무엇을 위해 그짓을 끊임없이 하고 있는 거야, 무엇때문에?...정답을 찾기는 어렵지만 나는 알고있다. 내가 그렇게 집착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아. 그건 나의 슬픈 시선이야, 라고 말하고 싶은 것들. 죽음은 무섭지도 두렵지도 않다. 지금 내가 죽어버린다해도 후회는 없을 것 같다. 나는 죽음이 아니라 지쳐가는 내가 두렵다.
by gone | 2009/09/17 00:52 | 기절하는 약(work)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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