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작업실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우르르쾅쾅!' 소리에 나도모르게 깜짝 깜짝 어깨 들썩이면서 놀랬다. 그리곤 무서워서 지인들에게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 작업실 함 놀러온다던 고등학교 동기에게 '너 오늘 작업실 안오니?', '00야, 뭐해?', '지금 작업실에 바뀌벌레 나왔어', '우산있어요?' 등등의 문자들이었다. 또 '우르르쾅쾅'. 점점 내 표정은 울상이 되어갔고, 씨디 케이스 뚜껑으로 이글루를 만들어 놓은곳엔 손가락 한마디만한 바퀴벌레가 뱅글뱅글 돌고있었다. 오늘따라 유난히 슬픈 감정이 복받치던 건 무슨 이유때문이었을까.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12시가 다 되어 버스에서 내려 마구 뛰었다. 거센 바람에 눈도 귀도 멍멍했는데 왠지 이러다가 지구가 흰 빛을 내면서 어디론가 빨려들어갈것 같아서였다. 죽어도 언니랑 같이 죽어야지 하는 마음에 숨이 목까지 찰때까지 뛰어 집으로 들어왔다. '꼬이 왔어?' 하는 반가운 언니의 목소리. 아. 현실이구나.
by gone | 2009/06/03 01:02 | 살해된 시간(diary)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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